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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글 좋은 시

도종환님/시 담쟁이 좋은시 좋은글2016-05-29 05:14:57

by 부산 사투리 2023. 3. 21.

도종환 님  시 담쟁이 올려봅니다.

 

도종환 /시

 

저것은 벽

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  느낄 때

그때

담쟁이는 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.

 

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

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

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

 

 

 

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

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

바로 그 절망을 놓지 않는다

 

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

담쟁이 잎 하나는 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

결국 그 벽을 넘는다

 

도종환시/담쟁이